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큰 아이 서진이는 올해 한국 나이로 7살이지만,

이곳 우간다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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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는 모두 7년의 초등교육과 6년의 중등교육을 거치면

대학을 갈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진이를 현지 학교에 보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이곳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시설과 교육과정은 부모인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영어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그나마 위로가 되는 부분입니다.

어느 날 아침, 새 연필 한 자루를 꺼내어 학교 가는 서진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집에 돌아왔을 때 반 토막이 나 있는 연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 종일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연필이 반 토막이 나다니 하고 놀라려는데

연필의 깎음 새가 삐뚤삐뚤 한 것이 또 다른 가능성을 짐작케 했습니다.

곧 서진이에게 연필을 누가 깎아주었는지 물어보았더니 친구가 깎아주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7-8살인 아이들이 면도칼을 가지고 서툴게 연필을 깎다보니 곧잘 부러진 것이고

하루사이에 반 토막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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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곳 아이들이 사용하는 칼은 얇은 면도날로,

가지고 놀다가 안전사고도 많이 나고 연필을 깎다가 손을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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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연필깎이에 대한 꿈이 생겼습니다.

기회가 되면 연필깎이를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그 기회가 왔습니다.

선교차량인 스타렉스를 한국에서 보내면서 차 속에 짐을 실어 보낼 때

후원금의 일부로 연필깎이 12개를 구입해 함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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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1일 월요일 아침, 학교를 방문하여 연필깎이를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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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선물을 전달하면서 또 한 번 문화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닌 선생님들조차 연필깎이를 본적이 없어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의아해 하는 것입니다.

어떤 선생님은 쓰는 방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시범을 보여주고 나서야 이 새로운 기계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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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의 경우는 선생님들이 아이들 대신 연필을 깎아주는 일이 많아

늘 손에 상처가 나고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는 그럴 염려가 없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에게 둘러싸여 연필깎이 사용법을 보여줄 때는

우간다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집집마다 한 개씩은 다 있는 연필깎이입니다.

모양도 색깔도 다양하고, 혹 쓰다가 망가지거나 잃어버려도 다시 사기에 부담 없는 물건입니다.

심지어는 전기와 연결해 연필만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깎이는 연필깎이도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반대편, 어떤 곳에는 그것의 존재를 모르고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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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연필깎이뿐만이 아니라 그런 것들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쉽게 생각하고 풍요롭게 누리고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절실한 것들, 그런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각 반에 한 개씩 연필깎이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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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쓰기에 넉넉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이 연필깎이 덕에

이제 이곳 음바라라 삼육 초등학교 아이들은 연필을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날카로운 면도칼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될테고,

손을 베어 양호선생님을 찾아 가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유용한 선물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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